♓ 예를 들어, 갑작스러운 손님 방문으로 정리하려고 했던 일을 미루고, 어질러진 물건들을 일단 보이지 않는 곳에 밀어 넣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릅니다.
이 시기에는 ‘사람’이 우선입니다. 작업이나 집안일을 미뤄서라도 ‘그 사람’을 위해 시간을 써야 할 필요가 생깁니다.
예를 들어, 세탁기가 세탁을 마치는 시간은 미리 알 수 있지만, ‘사람’이 필요로 하는 시간은 미리 알 수 없습니다. 그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때까지의 시간, “함께 있고 싶다”는 마음이 채워질 때까지의 시간, 지친 사람이 잠드는 시간, 분위기 좋은 술자리가 끝나는 시간 등은,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. 물론 이런 ‘시간’들은 대개 일정이나 막차 시간 등의 사정에 의해 ‘강제 종료’되곤 하지만, 이 시기에는 그런 ‘강제 종료’가 잘 맞지 않는 상황이 많을 듯합니다.
자신과 상대의 마음이 채워져 ‘만땅’이 될 때까지,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가. 이 시기에는 그것이 하나의 큰 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.
결정을 내리기까지 망설이는 시간, 닫힌 마음속에서 용기를 내어 나오는 시간, “이젠 됐다!”며 털고 일어서는 시간. 지금은 그런 ‘측정할 수 없는 시간’ 속에 중요한 것들이 많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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